작성일 : 2026.03.24 14:05 작성자 : 안홍섭 기자 (humantist@hanafos.com)

창업 시장에서 좋은 상권은 여전히 중요한 출발 조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소상공인 경영 현실을 보면, 실제 현장에서 더 크게 작동하는 문제는 입지 그 자체보다 운영 구조와 비용 통제 능력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3월 13일 발표한 2024년 기준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주요 경영애로는 경쟁심화 61.0%, 원재료비 49.6%, 상권쇠퇴 33.5%, 보증금·월세 28.6% 순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상권보다 더 앞에 놓인 변수는 결국 경쟁 대응력, 원가 관리, 고정비 부담이라는 뜻이다.
같은 조사에서 확인되는 또 다른 변화는 운영 시스템의 디지털화다. 디지털·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 비중은 27.2%였고, 활용 분야는 온라인 판로 49.0%, 매장관리 34.4%,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19.6%, 스마트 주문·결제 15.2%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창업이 단순히 좋은 자리를 잡는 문제가 아니라, 적은 인력으로도 주문·재고·고객·매장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문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폐업 통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3월 5일 발표한 ‘2026년 중소기업·소상공인 10대 이슈’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의 2025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폐업 소상공인의 평균 영업 기간은 6년 6개월, 창업 후 3년 이내 폐업 비중은 39.9%로 나타났다. 또 폐업 사유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이 8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유동인구가 적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 흔들릴 때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 환경 변화도 운영 시스템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쇼핑 거래액 비중은 2017년 1월 26.1%에서 2025년 10월 40.8%로 14.7%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오프라인 상권 안에서만 움직이지 않고, 온라인 주문과 플랫폼 소비를 함께 활용한다는 의미다. 결국 좋은 상권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온라인 유입, 플랫폼 대응, 반복 구매 관리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이 있어야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예비 창업자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자리인가”보다 “이 원가 구조로 버틸 수 있는가”, “주문과 재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 “오프라인 매출이 흔들려도 온라인이나 다른 판로로 대응할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좋은 상권은 출발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회사를 오래 남기는 것은 결국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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